“일왕, 올림픽 개최로 코로나 확산 걱정” 日왕실 장관 발언 파문

나루히토 일왕이 도쿄올림픽 개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일본 왕실 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 니시무라 야스히코 장관이 2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밝혀 일본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시무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폐하는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감염 상황을 매우 심려하고 계신다”며, “개최가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계실 것으로 짐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장관은 나루히토 일왕이 직접 의사 표명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옆에서 지켜보고 짐작한 것이라며, 일왕의 관여에 선을 그었다.

일왕의 존재는 일본의 헌법에서 ‘상징 천황제’로 규정되어 일왕의 정치 관여를 금지하고 있다. 만일 일왕이 직접 올림픽에 대해 발언을 할 경우 이를 정치 행위로 간주되어 논란이 될 수 있다.

나루히토 일왕

도쿄올림픽 개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일왕의 의견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도쿄올림픽은 일왕의 불신임 결의를 받다”라는 기사를 통해 “일왕이 중요하고 물의를 일이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드물고 일왕의 견해는 무게를 갖는다”며 이번 발언을 주목했다.

논란을 의식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5일 “장관 본인의 견해를 말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디까지나 자신의 견해를 말한 것으로 헌법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왕가에 대해 밝은 전문가들은 이번 궁내청 장관의 발언은 일왕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한다.

나고야대학 가와니시 히데야 준교수(역사학)는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 상황의 영향으로 여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개회식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았다. 나루히토 일왕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두 대회의 명예총재를 맡고 있으며, 개막식에 참석해 개회를 선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또한 하라 다카시 교수(일본정치사상사)는 간접적인 형태의 일왕의 의사 표명이 민의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정치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코로나19 델타바이러스(인도발) 유입 등 감염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19일 일본에 입국한 해외 대표선수단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올림픽으로 인한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도 높다.

<2021/6/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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