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발언 모리 조직위원장 비판 확산…외국 공관들도 “#남녀평등” 트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리 요시로(83) 회장의 발언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 임시 평의원 회의에서 “여성 이사가 많이 들어와서 이사회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여성을 늘려 갈 때는 발언 시간을 규제하지 않으면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하다”는 발언을 했다. 총리를 역임하고, 차별 반대를 이념으로 내건 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스스로가 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모리 회장은 문제 발언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의 나라”라는 발언 외에도 여성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2003년, 저출산과 육아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모리 회장은 “아이를 많이 만든 여성이 장래 국가가 고생했다고 돌봐 주는 것이 본래의 복지”라며 “아이도 만들지 않은 여성을 세금으로 보살피라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모리 회장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평소 생각을 말한 것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도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도쿄도시대학 다카다 마사유키 교수는 2003년 발언을 문제시하지 않고 용인해 온 일본 언론의 태도가 지금의 모리 회장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웹 론자’>.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외국 언론까지 나서 모리 회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3일 “코로나19 상황에서 올림픽 여름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리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으로 새로운 분노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주요 통신사인 AFP도 “83세 모리 전 총리는 실언으로 유명”하다고 소개하며 문제 발언을 지적했다. 올림픽 헌장에는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이 아무런 주저 없이 한 여성 비하 발언을 외신에서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거센 비판이 일자 모리 회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며 발언을 철회했다. 그런데 기자의 질문에 모리 회장은 오히려 화를 냈다. 이에 두고 일본 언론이 ‘적반하장 모리 회장’이라고 보도하자 더 큰 비판이 쏟아졌다.

주일본 스웨덴 대사관 공식 트위터 올라온 ‘#남녀평등’ 트윗
주일본 핀란드 대사관 공식 트위터 올라온 ‘#남녀평등’ 트윗

모리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은 다수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4일 시작된 “모리 요시로 회장의 처우 검토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는 서명운동에는 7일 현재 12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일본 주재 해외 대사관에서도 모리 회장 비판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부터 일본 내 독일,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의 대사관은 ‘#Don’tBeSilent(침묵하지 말라)’, “#GenderEquality(성 평등)”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직원들이 손을 든 단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일본 내에서도 ‘#わきまえない女たち(분수를 모르는 여자들)’를 단 해시태그 운동이 트위터에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작년 테니스 전미 오픈에서 우승한 오사카 나오미 선수도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매우 무지한 발언이다”라며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은 말한 내용에 대한 지식이 더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2월6일 저녁 유튜브에서 중계된 ‘#분수를 모르는 여자들’에는 25명의 여성이 출현해 일본 사회의 여성 차별에 대해 논의했다.

모리 회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조직위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부정했다. 정기 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총리에게 권한은 없다”며 모리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런 가운데 비판은 더욱 확산되고 있으며 사태는 수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모리 회장의 발언 논란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지지율을 회복하고자 하는 스가 정권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021/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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