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긴급사태 선언’ 일본…코로나 확산세 꺽일까

일본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8일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전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스가 총리는 “어떻게든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고,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긴급사태 선언의 발령 이유를 밝혔다. 이번 긴급사태 선언은 △음식점 오후 8시까지 단축 영업, △재택근무로 출근자 70% 감소, △오후 8시 이후 외출 자제, △스포츠・콘서트 등 입장 인원 수 제한이 주된 내용이다.

1월 8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긴급사태 선언 발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총리관저

작년 4월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후 다시 발령된 것으로 이번에는 1도3현(도쿄도,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만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지역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9일 오사카・효고・교토 세 지역의 지사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코로나19 대책 담당)에게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아이치현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즉 일본을 대표하는 대도시 도쿄・오사카・아이치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 감염확산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을 의미한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역시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어 긴급사태 선언이 전국을 대상으로 발령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긴급사태 선언 하에서는 코로나19가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긴급사태 선언의 해제 기준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긴급사태 선언 발령 전날인 7일 열린 자문위원회에서는 긴급사태 해제 기준을 정하는데 정부의 방침과 다른 의견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감염 상황을 현재 4단계(감염 폭발)에서 3단계(감염자 급증)로 내리는 것을 해제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3단계에서는 아직 유행이 확산되는 상황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방침은 선언 해제 후에도 “방역을 2단계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지속한다”는 문구를 추가했지만, 정부는 가능한 빠른 단계에서 해제하고 싶어하는 입장이다. 스즈키 모토이(鈴木基)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증역학센터장은 “2단계에서 겨우 의료공중위생이 통상 운영될 수 있다. 3단계에서 해제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아사히신문)고 지적했다.

도쿄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프.

이번 긴급사태 선언 기간은 1개월로 잡고 있다. 현재 도쿄에서는 연일 하루 확진자가 2천명을 넘고 있으며, 이를 한 달 동안 3단계에 해당하는 300명까지 줄이는 것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분과회 대표도 쉽지 않다고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긴급사태 기간은 더욱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긴급사태 선언이 확진자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정부 대응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스가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감염 경로 불명의 원인은 대부분 음식점”이라면서 음식점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영업시간 단축을 따를 경우 하루 6만엔의 협력금을 지급하지만, 따르지 않을 경우 가게 이름을 공표한다.

신주쿠 가부키초의 모습. PIXTA

영업시간 단축을 따르는 가게가 있는 반면 이에 반발하는 업주도 있다. 한 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한 음식점 주인은 “(가게 이름이 공개돼도) 상관없다. 벌금이 부과되면 재판을 해서 정부와 싸울 생각이다”며 정부 요청을 거부할 의사를 밝혔다. 이어 “원인을 제공한 것은 누구인가. 시진핑이 온다고, 올림픽을 개최한다면서 (방역을) 지연해, 감염을 이렇게까지 확산시킨 것은 누구인가”라며 “누가 지금 고통받고 있는지 한 마디도 사과하지 않는다”며 정부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뒤늦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혼란을 겪어 온 음식점 중에는 정부의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따르지 않겠다는 업주도 많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긴급사태 선언의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이번 긴급사태 선언에 그다지 긴장감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민영 방송국 JNN에 따르면 긴급사태 선언 발령 후 첫번째 주말을 맞이한 지난 9일 도교 도심의 이동 인구는 지난달 토요일 평균보다는 감소했다(신주쿠 50.5%, 긴자 49%, 시부야 44.9%). 하지만 첫번째 긴급사태 선언(2020년 4월 7일~5월 25일)을 발령한 후 첫 토요일(4월 11일)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신주쿠 196.9%, 긴자 184.6%, 시부야 147%). 작년 4월과 비교해 지금의 감염 상황은 더욱 악화했지만, 사람들의 긴장감은 매우 느슨해졌음을 보여준다. 이 역시 정부의 늦은 대처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결과가 아닐까.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결국 최악의 감염 상황을 초래하고만 스가 정권. 등 떠밀려 발령한 긴급사태 선언도 확진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시부타니 겐지 교수(공중위생학)는 “긴급사태 선언은 최후의 수단이다. 발령한다면, 실질적인 록 다운(도시봉쇄) 수준의 철저한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파도는 다시 밀려온다”며, “지속적으로 감염이 이어지는 것이 가장 타격이 크다”(아사히신문)라고 지적했다.

<2021/1/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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