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성공 궤적

많은 ‘최초’를 기록하며 소행성을 탐사하고 있는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지난 6일 소행성 ‘류구’의 모래가 담긴 캡슐을 무사히 지구로 보내왔다.

하야부사2는 이번 탐사에서 인류 최초로 소행성의 지하 물질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래는 40억여 년 전 상태 그대로 보존돼어 있을 것으로 보고 생명 탄생의 열쇠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야부사2가 20km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소향성 ‘류구’. JAXA 제공

・ 인류 최초 소행성 암석 채취한 하야부사1 교훈에서 비롯

이번 하야부사2의 성공은 10년 전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 착륙해 암석 시료를 채취,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한 ’하야부사1’의 성과와 교훈에서 비롯됐다. 

하야부사1이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가져온 모래의 분석을 통해 지구의 운석 대부분이 소행성에서 온 것과 태양계 탄생 당시의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에서 특집호를 기획할 정도의 과학적 성과였다. 일본은 우주탐사 분야에서 “구미(欧米)보다 10년은 앞선다”라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하야부사1의 성과는 컸지만, 2010년 6월 13일 지구 귀한 직전 고장과 연료 누출 등으로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 후 호주 상공에서 불타 사라졌다. 소행성의 모래를 가져온다는, 미국조차 도전하지 못한 우주탐사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야심적인 계획이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는 듯했다. 발사(2003년 5월) 7년여 만의 일이었다. 

 ・ 더욱 진화한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

하야부사1에 이어 새롭게 개발된 하야부사2 모습. JAXA 제공

하야부사1의 지구 귀환 실패 후 JAXA는 하야부사2 개발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하야부사2는 하야부사1이 7년 걸렸던 개발 기간을 3년 반으로 단축시켰다. 그리고 2014년 12월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2014년 12월 하야부사2를 실어 발사한 H2A 로켓. JAXA 제공

하야부사2의 목적지는 지구와 화성의 궤도 주변을 도는 직경 1Km도 되지 않는 소행성 ‘류구’다. 하야부사1이 탐사한 소행성보다 질소와 탄소가 풍부해, 유기물을 포함한 모래를 가져올 수 있다면 생명의 기원이 우주로부터 유래됐다는 가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소행성이다.

발사 후 3년 반. 하야부사2는 30억Km를 큰 고장도 어려움 없이 날아 2018년 6원 류구에 도착했다. 순조로운 여정이었다. 

・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 시도 끝에 인류 최초 재착륙 성공

가까이 접근한 소행성 류구의 지표면은 크고 작은 암석으로 빽빽이 덮여 있었다. 하야부사1이 착륙한 이토카와는 넓은 사막으로 착륙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류구는 평평한 지면이 직경 10~20미터 정도 몇 곳에 불과했다.

탐사팀이 설정한 착륙 오차는 반경 약 50m로 안전한 착륙 지점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탐사팀은 예정했던 착륙 시점을 연기해 필요한 데이터 수집에 시간을 들였다. 이윽고 착륙 오차 50m를 1m로 줄였다. 

착륙에는 자전하는 류구에 상공 20Km 거리에서 접근해 착륙 예정 지점이 탐사선을 향하는 순간 고도를 제로가 되도록 제어해야만 한다. 2019년 2월 22일 하야부사2는 7시간 반 동안 고속 회전하는 류구의 직경 6m의 평지 착룍에 성공했다. 이때 지표의 모래를 끌어올리는 탄환을 발사해 시료를 채취했다.

소행성 류구 지표에 인공 크레이터를 만든 뒤 재착륙을 시도하는 하야부사2. JAXA 제공

하야부사2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월 5일에는 소형탑재형충돌장치(SCI)를 이용해 류구 표면에 직경 14.5m 크기의 인공 크레이터(행성 등의 표면에 있는 구덩이)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소행성 지하에서 40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모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하 모래를 채취하기 위해 두 번째 착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재착륙에는 위험이 존재했다. 탐사팀은 수개월 동안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탐사기를 유실하지 않는 착륙 순서를 짜냈다. 

그리고 7월 11일, 하야부사2는 두 번째 착륙을 이뤄냈다. 목표 지점까지의 오차는 불과 60cm. 연구 총주간 구보타 다카시는 “리허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완벽할 정도로 완벽히 움직여줬다”라고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 수 많은 세계 최초를 만들고 새로운 소행성을 향해 떠난 ‘하야부사2’

소행성에 두 번의 착륙을 성공하고, 인공 그레이터로 지하 모래까지 채취하는 등 인류 역사상 최초의 성과를 올린 하야부사2는 2019년 11월 13일 지구를 향해 출발했다. 갈 때와는 달리 돌아오는 길은 1년이 걸렸다.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의 모래를 실어 보낸 캡슐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을 때 상공에 그려진 광적. JAXA 제공

하야부사2가 보내는 소행성의 모래가 담긴 캡슐 착륙 예정지는 호주의 사막 한가운데. 그런데 지구는 올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문을 잠갔다. 캡슐 회수팀이 호주로 쉽게 건너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호주 측의 협력으로 특례 입국이 허용됐다. 

올해 12월 5일, 하야부사2는 캡슐을 지구로 보내기 위해 분리했다. 캡슐은 6일 새벽 호주 상공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호주 남부 사막에 착륙했다. 이날 낮, JAXA 회수팀은 캡슐이 대기권 내에서 그린 광적과 신호를 통해 캡슐을 찾아내 회수했다. 그리고 전세기를 타고 8일 일본에 도착했다.

호주 남부 사막에 착륙한 하야부사2의 캡슐. JAXA 제공

하야부사2의 이번 소행성 탐사가 달성한 세계 최초는 모두 7가지에 달한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7가지 세계 최초는 ▲소행성에 인공 크레이터 만들기 ▲소형 로봇을 이용한 소행성 이동 탐사 ▲복수의 탐사 로봇 투하 ▲같은 소행성 2개 지점에 착륙 ▲오차 60cm의 정밀도를 요하는 지점 착륙 ▲지구권 외 천체의 내부 조사 ▲속수의 소천체(小天体・행성보다 작은 소행성 등)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 실현이다.  

이 같은 성과를 남긴 하야부사2는 캡슐을 지구로 무사히 보낸 뒤 궤도를 바꿔 추가 탐사 여행을 떠났다. 하야부사2의 새로운 목적지는 지구와 화성 사이를 도는 소행성 ‘1998KY26’이다. 새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100억Km로 앞으로 11년 동안 비행을 계속해 2031년 여름께 도착할 예정이다. 

‘1998KY26’는 크기가 약 30m로, 류구와 같이 물과 탄소를 풍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두 소행성을 비교하는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구를 출발해 천체를 조사하고 돌아온 탐사기가 또 다른 천체로 향한 사례 역시 하야부사2가 처음이다. 하야부사2의 미지의 우주 탐사 여행은 전 인류의 주목을 받으며 앞으로도 계속된다. 

<2020/12/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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